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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사] 여성 폭력 상담 9개월 만에 5000건, 세종엔 장기 보호시설 부족
날짜 2026.11.05
관련링크 https://www.dtnews24.com/news/articleView.html?idxno=816842

개소 2년 1366세종센터, 가정폭력 상담 61.8% 차지
피난처 이용 증가... 센터 “장기 보호시설 필요” 요구에 시 “재정 어려워”

세종시 대평동에 위치한 1366센터. 세종시 제공.

“세종시는 아무래도 공무원이 많잖아요. 경찰이 가정폭력 신고를 접수한 뒤 1366센터로 연계하려고 해도 배우자에게 불이익이 갈까 상담 자체를 거절하는 분들이 많아요. 1366센터는 피해자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곳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여성긴급전화1366 세종센터 상담사 김은영 씨는 여성 폭력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이같이 설명했다.

2024년 11월 문을 연 여성긴급전화1366 세종센터가 지난 3일 개소 2주년을 맞았다. 여성 폭력 피해자에게 24시간 상담과 긴급 보호를 제공하는 이곳의 상담 건수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장기간 보호가 필요한 피해자를 지원할 시설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센터의 ‘2026년 사업 보고’에 따르면 올해 1~9월 접수된 상담은 502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상담 건수 2722건의 약 1.85배에 달한다. 9개월 동안 지난해 1년 치 상담 건수를 크게 웃돈 것이다.

상담 유형별로는 가정폭력이 3105건으로 전체의 61.8%를 차지했다. 이어 스토킹 315건, 성폭력 254건, 교제 폭력 175건, 디지털 성범죄 68건 순이었다.

피해자를 위한 긴급피난처 이용도 증가했다.

올해 1~9월 긴급피난처 보호 일수는 218일로 지난해 연간 120일보다 98일 늘었다. 같은 기간 입소 피해자는 98명으로 지난해 연간 입소자 58명보다 40명 많았다.

지난해에는 성인 피해자만 입소했지만, 올해는 미성년 피해자 3명도 보호받았다. 피해자와 함께 입소한 동반 자녀도 지난해 21명에서 올해 9월까지 31명으로 증가했다.

센터 존재도 몰라 도움 요청 못하는 피해자 여전

1366세종센터에 접수된 상담 유형별  그래프. 1366세종센터 제공.

상담 수요가 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센터의 존재를 알지 못하거나 주변에 알려질 것을 우려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김은영 상담사는 “1366세종센터를 모르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며 “센터에서 도움을 받은 뒤 ‘이렇게 좋은 곳을 몰랐다. 내가 알았더라면 이렇게 힘들게 살지 않았을 텐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가 상담받은 뒤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지인과 함께 센터를 다시 찾는 사례도 있다.

김 상담사는 “같은 피해를 겪은 친구가 있다며 함께 찾아오는 분도 있다”며 “상담뿐 아니라 가능한 의료지원과 지자체 지원도 연계하고 있다. 최대 15회까지 방문 상담을 받은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담 이후 피해자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센터 측 설명이다.

긴급피난처는 최대 2박 3일… 장기 보호시설 확충 요구

이옥분 1366센터장이 3일 열린 사업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권예진 기자.

1366세종센터가 운영하는 긴급피난처의 보호 기간은 최대 2박 3일이다. 당장 폭력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일시적인 보호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문제는 긴급 보호 이후에도 가해자와 분리된 생활공간이 필요한 피해자들이다.

센터 측에 따르면 인근 대전은 해바라기센터 등 관련 시설에서 최대 1년, 충남은 시설 유형에 따라 최대 2년까지 보호시설 거주를 지원하고 있다. 반면 세종에서는 조치원에 있는 성인권상담소를 통해 최대 3개월까지 보호시설 거주를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옥분 1366세종센터장은 “현재 1366센터가 지원하는 긴급피난처는 최대 2박 3일까지만 보호가 가능하고, 6개월 이상 피해자가 머물 수 있는 장기 보호시설은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 보호가 필요한 피해자들은 충남이나 대전의 시설로 가야 한다”며 “피해자로서는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데 불편함을 느끼고, 센터 역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전국 어디에서든 안전하게 피난할 수 있는 것처럼 세종 시민들도 필요한 보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지자체의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세종시는 장기 보호시설 확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당장 추가 시설을 설치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장기간 거주를 지원할 수 없는 점에 대해서는 시에서도 아쉬움을 느낀다”면서도 “현재까지 마련된 보호시설이 부족할 정도는 아니고, 세종시 재정도 녹록지 않아 아직 피난처를 더 늘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상담과 긴급 보호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피해자가 긴급피난처를 나온 뒤에도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세종시 여성정책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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